지금 여러분의 월급 대부분이 생계를 유지하는데 쓰인다면 그 월급은 게으른 돈일 것입니다.이자를 붙이거나 어딘가에 투자를 하기도 전에 쓰이기 때문입니다. 월급날이면 입금되기 무섭게 카드와 각종 공과금으로 빠져나가니 월급쟁이가 월급을 모아 돈이 돈을 낳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사실 월급은 태생적으로 부를 생산하기 어려운 돈입니다. 돈이 돈을 벌려면 일정 규모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월급처럼 애월 조금씩 나눠받는 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떨어집니다. 투자 자본 천만원을 가진 열 명의 개인은 1억월을 가진 1명의 투자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천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소매형 금융 상품 정도로 한정적인 반면, 1억원은 작은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급여를 모아 필요한 투자자본의 규모를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하니 개인의 인생에서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해도 월급을 생산적인 돈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90년대 10%가 넘던 금리가 4%로 떨어지면서 부동산/주식 등의 자산시장은 계속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은행에서 돈을 꺼내 부동산 또는 주식을 사들이고 자신의 돈을 보다 생산적인 돈으로 만드는 것에 혈안이 되었습니다. 저 같은 사회 초년생들도 월급을 빨리 모으려면부자가 될 수 있는 꿈을 꾸었습니다. 취직과 동시에 주택청약종합 저축에 가입하고 하루라도 빨리 내집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서점에는 월급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재테크 서적이 즐비했으며 전문가들도 속속 등장하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직장인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것은 시드머니와 대출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시드는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의미합니다. 자산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후라 빨리 시드머니를 마련하여 아파트든 주식이든 남들처럼 돈이 되는 것을 사둬야 재산을 불릴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습니다. 그리고 부자가되기 위해 시드머니가 필요하다는 생각보다 빨리 부자가 되고싶다는 욕망이 결합한 결과가 대출입니다. 직장인들은 대출을 받아 시드머니를 더 빨리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득이 안정적이니 이자를 부담할 수 있고 신용등급도 높기 때문에 대출이 쉬운 월급쟁이도 부의 경쟁에서 제법 유리한 고지를 갖게된 것입니다. 덕분에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이 대접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호 시절 이야기는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끝이납니다. 저 성장이 시작되면서 어떻게든 주택을 구입하기만하면 이후 가치가 상승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사라졌고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던 간큰 투자자들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아직 재산을 모으지 못한 3~40대 직장인은 노후를 위해 돈을 모으는 정공법을 하고 싶어도 1%로 낮아진 금리 때문에 복리의 마법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제는 생활비를 아껴 꾸준히 은행에 저축을 해도 돈이 그대로 모여있을 뿐 늘진 않습니다. 직장인이 월급을 아껴서 모은 적은돈은 게으른 돈으로 전락해버린 것입니다.
이제 직장인이라면 꾸준히 돈을 모아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을 내기보다는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준비해야한다는 조언이 많습니다.재테크의주제도 과거에는 억단위였지만, 이제는 월급 아껴쓰기 정도로 소소해졌으며 작은 월세소득 만들기와 같이 안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성장기 막바지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40대 전후의 직장인이라면 이런 준비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택을 구입하며 이미 많은 대출을 받아 가계 재정이 건전하지 못하다거나 커가는 아이들의 양육비와 높아진 소비 수즌으로 저축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직장 생활이 이제 15년정도 남았다는 생각을 하면 퇴직을 하고서도 지금처럼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해져만 갑니다. 이제 뭘해야 잘먹고 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