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결심하다

직장인 남성에게 마흔은 혼돈의 시기입니다. 심리적으로 무언가 새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과 새로운 창업을 하기에는 마지막이라는 시기임을 알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목표를 갖고 노력할 것인지 결정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동안 구축해온 안정적인 삶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집착과 불만족 스러운 현재의 삶을 바꾸고픈 욕수 사이의 갈등이 생깁니다.

저 역시도이런 갈등과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직장인의 삶에대한 회의 및 불안 속에서도 이마저 놓쳐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은 계속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벌어먹고 살기라는 도전을 늦기전에 하고 싶었습니다.

부모님과 선배님들이 일러준 길을 벗어나며 어떤일이 벌어질까요?하는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일단은 직장을 다니면서 아무도 모르게 가게를 열어볼 계획이었습니다. 적은 투자금으로 시작하는 일이라면 당장 장사를 실패하더라도 경제적으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었습니다. 주식 투자해서 손실을 봤다던가 투자한 부동산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될일이었습니다.

오히려 실패를 통해 얻는 교훈이나 창업 경험은 잃은 돈보다 더욱 가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가보지 못한 길을 아쉬워하며 남은 직장 생활을 꾸역 꾸역 버틴다고 해도 이쯤에서 한 번쯤 질러본다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친구들 몇 명에게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자 모두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사업 아이템을 궁금해했고, 그 사업 아이템은 뭐가 새롭고 대단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애석하게도 나느 친구들을 놀래킬만한 아이디어도 아이템도 없었습니다. 그저 작은 식당이나 술집같은 평범한 자영업을 염두해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다가 보면 사업을 확장시켜 발전시킬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가 분명 생길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일단 실망 그리고 어줍잖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요식업은 경험이 없거나 직장만 다니던 퇴직자가 섣불리 도전했다가 결국 투자금만 날려먹는 저주의 업종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직장다니면서 시작해보겠다고 하니 친구들에겐 제가 미친놈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서 한창 잘나갈 나이에 밑바닥 비지니스라는 영세 자영업에 뛰어들겠다는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분명했습니다. 퇴직자의 무덤이라는 자영업이 그렇게 위험한 사업이라면 연일 생기는 점포들은 무엇이며 장사로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났을까요? 그리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라면 스타트업이라며 성공을 기대하면서도 전통 비즈니스 영역은 생계형 창업이라고 뒷전에 세울 이유는 없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창업 계획을 세운 저는 이 프로젝트를 재밌는 실험으로 단정짓고 직장 생활이 아닌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것 자체로도 흥분되는 일인데다가 일을 꾸미고 있는 나스스로도 제가 벌이는 일들이 대체 어떤 결과를 낳을것인지 궁금하고 흥미로웠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장사를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창업을 하면 내 인생은 어떻게 변할까? 만약 성공한다면? 패배한다면?

창업에 크게 성공하여 돈을 벌거나 장사가 잘되는 가게의 주인이 되기를 기대했다기 본단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도를 고민했던 스스로 먹고사는 것에 대한 가능성 및 나의 역량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니 창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한다는 압박보다는 해보고 싶었던 모든것을 마음껏 해보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비장한 모험이 아니라 재미있는 실험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방식은 사장없이도 운영되는 실험적 형태의 가게였습니다. 다니던 직장에서는 겸업이나 부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장사가 시작되면 내가 가게에서 직접 일을 하거나 도울 수는 없었습니다. 창업 단계에서도 저는 전체적인 사업 기획과 운영방식을 설계하고 사장이될 아내가 필요한 일에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일단 장사가 시작되면 일상적인 운영은 직원들이 스스로하고 가게가 원활히 운영되는 구조를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미친 소리라고 할수도 있지만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규모의 기업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데 작은 구멍가게에 오너 한 명쯤 없다고해서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직장인의 로밍이라는 내가 없어도 돈을 벌어오는 또 다른 파이프라인이 구축되는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을 꼬박 일해야 월급을 받는 직장인인 내가 생산 수단을 직접 건설하고 사업의 성과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 생각만으로도 행복했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고액의 건물을 물려받아 직장다니면서 월세로 부수입을 챙겼던 동료들을 부러워 했던 지난 날을 기억하며 저도 직장을 다니면서 매월 정산 때가 되면 사업 소득이 들어오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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