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이란?

간장에 빠진 꽃게를 구출하다는 예행 연습을 하고 있던 우리에게 디테일한 자극이 되었다. 정말 작은 차이를 통해 손님이 느끼는 인상, 맛, 편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모든 부분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디테일의 기술

디테일한 부분까지 의심하고 관찰하니 개선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이 보였다. 굳이 복잡한 기술 또는 새로운 장식이 필요한 푸드 스타일링 까진 아니더라도 훨씬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담는 방법이나 반찬의 색깔을 배합하는 상차림의 비법이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적갈색 계열의 나물과 초록색 계열의 나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차림을 구성하면 더욱 조화롭고 풍성한 느낌이 든다. 채소나 나물의 종류는 담을 때 숨이 죽지 않게 손끝의 힘을 빼고 살살쌓아서 올리면 더욱 신선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노력만으로도 음식의 맛과 멋을 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리전문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노하우를 열심히 찾아가며 우리 가게에 실험하고 적용하면서 완성해갔다.

창업을 준비하면 독특한 메뉴, 남다른 인테리어, 개성 있는 소품 등 남과 다른 경쟁력에 많은 집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개성만큼 중요한 것은 사소하지만 부족한 점을 찾아 음식과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특별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노력에도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이런 이유가 숨어있을 것이다. 경험이 부족한 우리가 이를 극복할 방법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이탈리아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미켈란젤로가 한 말처럼 작은일이 완벽함을 만든다. 그리고 완벽함은 작은일이 아니다.

따라쟁이

예행 연습을 반복하면서 음식 및 조리, 서빙, 손님 응대까지 모든 업무를 하나씩 구체화해갔다. 나는 연습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 또는 연구한 개선 방법들을 모두 기록했고 겨정된 사항을 정리했다. 그렇게 정리한 내용을 모으니 어느덧 가게 운영 메뉴얼이 완성되었다. 단단한 조직일 수록 소수의 능력 또는 리더의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해야할 일을 명확히 알고 견고한 운영 체계안에서 업무가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나는 사장없이도 스스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각 직원의 역할 또는 업무 메뉴얼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되고 이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서너 명의 직원이 일하는 소규모 업장에서는 직원마다 역할을 쉽게 나눌 수 있다. 주방 두명, 홀 서빙 두명이라면 주방의 두 직원간에는 전문 식당에서 핫파트와 콜드파트로 나누듯 불판을 잡는 직원과 찬을 준비하는 직원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식재료 손질은 함께하지만 재고 및 발주를 나누어 정할 수 있다. 홀 서빙도 두 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지만 예약 관리, 청고 구역, 음료 및 주류의 재고관리 등의 업무를 각각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렇게 함께 일하는 직원들 스스로가 일을 나누어 맡기기도하고 협업하는 방법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날 직원 한명이 아파서 결근하거나 이직으로 공백이 생긴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직원이 얼마 없으니 한 사람이 맡는 자잘한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쉽게 알 수 없는 업무공백이나 누수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크다. 사장이 모든 일을 꿰차고 있다면야 그만둔 직원의 역할을 급한대로 대신하겠지만 우리 가게는그럴 형편이 되지 못한다. 그러니 업무 메뉴얼을 이용해 신입이나 임시 직원은 업무를 빨리 배우고 기존 직원은 신입 직원의 지도나 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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